윤동주의 시를 세상에 알린 백영 정병욱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광양예술창고 미디어 A동, 특별전 4일까지 연장
4일, 정병욱 가옥에서 백일장, 그림대회 등 추모문화제 조촐하게 열려
2022. 11.01(화) 16:58확대축소
[광양예술창고에서 열리고 있는‘백영 정병욱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사진=광양시 제공]
[한국타임즈 광양=권차열 기자] 2022년은 윤동주의 친필 유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간직해 세상에 전한 백영 정병욱(1922~1982)의 탄생 100주년과 서거 40주기를 맞는 뜻깊은 해다.

전남 광양시가 망덕포구 정병욱 가옥, 광양예술창고 등 백영 정병욱의 발자취와 향기를 찾아 떠나는 인문여행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광양예술창고 '백영 정병욱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에는 친필 기록물, 연희전문 성적표, 사진 등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귀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특히, 정병욱이 윤동주의 연희전문 졸업을 축하하며 쓴 글을 흰 벽에 새기고 글에 등장하는 동백을 그림자로 연출해 그의 호 백영을 그리는 정경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윤동주의 시 '흰 그림자'에서 백영(白影)이라는 호를 가져온 정병욱은 기꺼이 자신이 빛을 보게 해준 윤동주의 그림자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병욱은 동주의 시를 간직해 세상에 알린 일을 가장 큰 보람과 자랑으로 여겼지만, 은관문화훈장을 추서 받을 만큼 독보적인 업적을 남긴 국문학 연구 제1세대 학자다.

지난달 30일 폐막 예정이었던 특별전은 오는 4일까지 연장돼 미처 관람하지 못한 방문객들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오는 4일(13~17시),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에서는 정병욱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및 서거 40주기 추모문화제가 펼쳐진다.

광양을 주제로 산문, 시 부문의 백일장과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 등 섬진강 일대를 표현하는 그림그리기 대회, 풍경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린다.

또한 정병욱 교수의 막냇동생 정병기 씨와 제자 이강옥 영남대 명예교수, 서종문 경북대 명예교수 등으로부터 정병욱 교수와의 추억, 업적 등을 들을 수 있는 뜻깊은 시간도 마련돼 있다.

한편, 1922년 3월 25일에 출생한 정병욱은 연희전문학교를 거쳐 1948년 서울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부산대, 연세대학교 교수를 거쳐 27년간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고전시가, 고전소설 등 고전문학의 초석을 놓고, 국어국문학회를 창립했으며, 판소리학회를 창립해 판소리 연구와 대중화에 힘쓰는 한편, 한문학, 서지학까지 두루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또한, 하버드대와 파리대학 초빙교수로 활동하는 한편,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한국 문학 부문을 집필했으며, 미국, 프랑스, 일본 등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해 한국문학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업적으로 1967년 한국출판문화상 저작상, 1979년 외솔상, 1980년 삼일문화상을 받았으며, 1991년 한글날에는 고전시가 연구에 일생을 바친 공로를 인정받아 은관문화훈장을 추서 받았다.

정병욱의 연희전문 선배였던 윤동주는 1941년 졸업 기념으로 시집 출간을 꿈꾸며, 친필로 쓴 19편의 시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으로 묶어, 손수 3부를 제본해 이양하 지도교수와 평소 아끼던 후배 정병욱에게 준다.

안타깝게도 시대 상황으로 시집 출간은 좌절되고, 일본 유학 중 독립운동 혐의로 수감된 윤동주는 광복을 6개월 앞둔 1945년 2월 16일 차디찬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숨을 거둔다.

정병욱은 학도병으로 끌려가면서도 윤동주에게 받은 친필 시고를 광양의 어머니에게 맡기고, 명주 보자기에 곱게 싸인 시고는 가옥 마루 밑 항아리 속에서 고이 살아남았다.

윤동주와 이양하 교수가 갖고 있던 시고는 행방을 잃었지만, 망덕포구 정병욱 가옥에서 간직된 시고는 1948년 1월 30일 유고집으로 출간되면서 윤동주를 시인으로 부활시켰다.

정병욱이 살았던 가옥은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이라는 명칭으로 등록문화재 제341호로 지정돼 일제 치하의 가슴 시린 역사와 따뜻한 우정을 기리고 있다.

정구영 관광과장은 "그동안 정병욱은 그의 호 백영(白影)처럼 윤동주의 시를 세상에 알린 그림자로만 조명되어 왔지만, 한국의 고전시가, 판소리 등을 연구 계승하는 등 국문학사에 탁월한 업적을 남기신 분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병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고 서거 40주기를 추념하는 뜻깊은 해에 광양예술창고, 망덕포구, 정병욱 가옥 등을 찾아 정병욱 선생의 업적과 숭고한 우정을 기리는 의미 있는 여행을 남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한국타임즈 권차열 기자 chadol999@hanmail.net        한국타임즈 권차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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