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초대] 김영미 시인을 만나다
2013. 09.26(목) 07:30확대축소
[김영미 작가]
귀향[歸鄕] - 김 영 미 -


나 돌아가리라
무형(無形)의
하늘 빛
성근 숲에 숨어
숨 조리조차
천박한 하늘


보고픔의 잔서리
몸 서리쳐 져
울어대는 하늘


배고픔에 지쳐
짐승의 썩은 고깃덩이만을 찾아
다니는 하이에나처럼


보고픔에 지쳐
그리움이 된 하늘


남루한 옷차림에
벌거숭이
알몸둥이 되어
돌아가야 하리라


내 님
그리워


빛나는 별


어둑한 밤
하얀 밤 되어


그리움을 토하듯
토해낸 오열의 몸짓


한 줌의 재 되리니
영영히
돌아오지 않을 하늘


하늘에 이는
그리움을 담아


그리움에
비취이는
미경이 되어


그리 그리
살다가야 하리라


* 무형(無形) : 형상이나 형체가 없음
* 미경 : 거울(제주방언)


시집 '새가 와 앉았다' 중에서


[한국타임즈 김은기 기자] 시인 김영미를 만났다.
여리고 가녀린 그녀는 40대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삶이 힘들고 암투병중이지만 결코 그 삶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이다.
오랜동안 글을 써 왔고 여류작가를 꿈 꿔왔던 소녀 같은 감성을 가진 사람으로
아직도 비를 좋아하고, 낡고 오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며,
흐린 날 진한 커피 향과 빵 굽는 냄새를 좋아하는 사람.
디지털보다 아날로그 방식이 더 좋은 사람이다.
팝음악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며, 사람이 좋아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영어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며,
입안 가득 단내가 날 만큼 선생님이란 소리를 들으며
캠프로, 유학으로, 어학연수로 일을 했으며, 때때로 간간이 통역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날 찾아온 반갑지 않은 손님, 병마로 인해
그저 한 아이의 엄마로 이웃집 아줌마로 일상이라는 것을 가져보는 사람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녀는 생의 고별의 순간까지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다.


사람은 말로 사랑을 고백하고,
시인은 글로 사랑을 고백하는
그녀의 시 한자락을 들여다 보았다.
정말 소중한 인연을 글로 잘 승화시키는 그녀에게
희망을 빌어본다.


한국타임즈 김은기 기자 kmk949@naver.com        한국타임즈 김은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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