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단상] 발톱을 깍으며

- 오미아 칼럼니스트/살림문화재단 이사 -
2014. 10.10(금) 08:30확대축소
[오미아 칼럼니스트/살림문화재단 이사]
[발톱을 깍으며]


오미아


목욕을 하고 가을 마당으로 내려 선다
햇빛에서 잘 말린 수건 냄새가 난다


마음 무성한 것만이 능사가 아니니
낙엽처럼 덜어낸 꽃빛 상채기


높아진 하늘 만큼
지난 뜨거운 기억들로 채워지고
여름을 보냈다 한다
그 한 때를 견뎠다고......


젖으니 부드러운 발톱
마음도 눈물에 자주 젖어 식빵처럼 연해졌을까


발톱을 깍는다
덜어내듯 베어내듯
흰금이 보이지 않도록해야 마음이 놓인다


목욕뒤의 연한 손톱처럼
욕망들
어디든 마음대로가서 무엇을 누린들
이제 비로소 겸손이 되겠지


날선 칼날 같은 세월위에서
부딪히지 않을만큼 부드러워지면
물먹은 손톱마냥 연해지면
그땐 잘라내도 튀지 않겠지


비 맞을수록 한층 눈부시던 나무들
더이상 물을 빨지 않는다
겨울이면 저 나무들
뜨거운 껍질속에서
연두빛 배냇짓을 키울것이다


목욕을하고 가을 마당으로 내려서면
잘 마른 낙엽처럼 뽀송해진다
가을 나무처럼 단단해진다

[살림단상 원글보기] http://blog.daum.net/yiwoosong/1348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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