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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 영어 = 나라사랑?

우리글과 우리말을 사랑하자!
2009. 10.11(일) 21:58확대축소
사진설명 : 영어표현의 각종 간판 또는 광고(왼쪽)와 세종대왕상(오른쪽)
강배광 칼럼 / 예로부터 어느 사회나 계급 혹은 계층이나 신분의 구분이 있었고, 현재도 변형되었지만 사회적 계층이나 신분은 존재하고 있다. 귀족과 노예, 영주와 농노, 양반과 상민 등이 대표적인 예들이다. 이런 사회적, 제도적인 것들의 흔적이 이어져서 오늘날도 남보다 우월한 지위에 오르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기가 못한 것을 자식이 이룸으로써 대리만족을 하고 자식들이 우월한 지위를 갖게 하기 위해서 말 그대로 헌신한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일류 고등학교, 일류 대학에 진학하고 번듯한 직장을 갖고 우쭐할 수 있는 번듯한 배우자와 결혼하는 것을 갈망한다. 그 대상은 한정되어 있고 차지하려는 사람은 많으니까 학교나 회사는 능력 있는 일부만을 뽑게 되고 특정 분야와 특정 교과목이 평가 수단으로 사용되어져 왔고 그 중심에 국어, 영어, 수학과 과학이 자리하고 있다. 그 중에 영어는 우리나라 사람이면 태어나서부터 사회활동을 접을 때까지 골머리를 앓게 하는 과목이다. 영어 교육을 위해서 온갖 형태의 과외는 기본이고 유학까지 보내는 세태가 되었다. 소위 일컬어 일류병과 출세지상주의가 만들어낸 결과다. 국제화 세상에서 살기 위해서는 영어를 필수적으로 공부해야한다. 우리는 분명히! 영어교육의 방향이 잘못 되어 있다. 우리글과 우리말에 대한 생각, 심히 잘못 되어 있다!


한글날이 지나갔다. 우리의 우리글과 우리말에 대한 생각과 관심은 어떤가? 한글날은 1926년 11월 4일(음력 9월 29일)에 민족주의 국어학자들의 단체인 조선어연구회(朝鮮語硏究會) 중심으로 세종대왕의 훈민정음(訓民正音) 반포 480주년을 기념하고 “가갸날”로 정한 것이 그 시작이다. 1927년에 '한글날'로 고쳤으며 중간에 기념일이 바뀌어 1940년에 훈민정음 해례본(解例本)이 발견된 후에 양력으로 환산하여 10월 9일로 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70년에 대통령령으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제정·공포하여 공휴일로 정했다가 1990년 법정 공휴일인 기념일에서 법정 공휴일이 아닌 기념일로 바뀌었고, 2006년부터 법정 공휴일이 아닌 국경일로 지정되었다.


우리의 민족과 우리의 국가인 대한민국이 이 지구상에 존재하게 하고 세계 속에서 그 위상을 떨치고 있는 것도 한글과 한국어가 있기 때문이다. 기념하는 날이 공휴일이어야만 뜻을 기리고 기념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한글날은 법정 공휴일이 아니고 단지 국경일이다. 제헌절과 한글날을 빼고 다른 국경일(삼일절, 광복절, 개천절)은 모두 법정 공휴일이다. 생각해보자! 주 5일제 근무와 노동의 생산성 등을 이유로 법정 공휴일 수를 줄였고 한글날도 그 대상이 되어 법정 공휴일에서 빠져있다. 법정 공휴일에 포함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글과 우리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사용하는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민들을 가르치고도 남을 만큼 영어문법은 알면서도 국어문법은 모르는 외국어 수준은 아닌가? 필자도 부끄럽기는 마찬가지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영문학을 전공하는 딸과 학교나 각종 대회 성적으로만 보면 가르칠 것이 없는 고등학생 딸에게 영문법과 영어활용은 가르쳐 주면서 국어문법과 우리말 활용을 가르치기에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참으로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거릴 수밖에 없다. 우리글과 우리말을 사랑하자! 나라 사랑이다.


영어교육과 영어공부! 우리나라의 공교육으로서 외국어 교육은 1895년에 공포되고 1911년에 폐지된 외국어 학교 관제 공포로부터 시작되었다. 영어교육은 1883년에 통역관 양성을 위하여 정부주관으로 학교를 세워 관제 공포 이전에 실시하였는데 3년간 교육하고 폐지되었으나 영어교육을 위한 최초의 공립학교였다. 그 후에도 여러 형태의 공립 영어 교육 기관이 존재했었고 오늘날 학교에서의 영어교육에 이르고 있다.


우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이가 태어나면 의대, 법대, 상대를 거쳐 의사, 판사, 검사, 변호사, 대기업의 간부 등을 꿈꾸며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계산과 계획에 따라 교육을 한다. 아이들의 자아는 없다. 그래서 온갖 과외가 난무하고 있다. 영어와 수학만 잘 해라. 조금 보태면 “과학도 잘 하면 좋겠지?”라는 생각이다.


여러분은 자녀의 영어교육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통계청의 2009년 발표 자료를 보면 입이 자연스레 벌어지고 다물 수 없다. 2008년도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3만 3천원이고 연간 전체규모는 20조 9천억원으로 나타났으며 가장 많은 돈-국내총생산(GDP)의 8% 이상-을 교육에 지출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체 과목 중에 영어의 1인당 사교육비는 2007년보다 11.8% 증가해 가장 높았고 수학이 8.8% 증가해 2위, 일반교과가 5.6% 증가해 3위, 국어가 4.5% 증가해 4위를 차지했다. 사교육 참여율은 모든 과목이 1.7% 이상 감소했으나 영어만 증감 없이 55.6%로 나타났고 수학은 2.1% 감소해 56.5%, 국어는 3.2% 감소해 36.1%, 일반교과는 2% 감소해 66.4%로 나타났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성적순으로 보면 상위 61~80%가 10.7% 증가해 가장 높았고 하위 20%이내가 7.5% 증가해 2위를 차지했다. 성적이 낮은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성적과 미래를 더 고민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사교육비를 쏟아 붓고도 국제무대에서 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현실, 지난 소고기 수입 파동 때에는 정부대표단 조차도 문서의 번역에 실수를 일으켜 국제적 망신을 샀던 한심스런 현실을 무엇으로 설명할까?


여러분은 국어교육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국어는 우리글이고 우리말이니까 학교교육만으로 되는 것이고 출세의 수단에 결정적인 영향이 없거나 미미하다고 판단한다. 국어를 경쟁력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위에 나타난 것처럼 사교육도 영어의 절반 정도이다. 주인들인 우리는 우리글과 우리말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고 너무 모른다. 현 정권에서 일명 “몰입식영어교육”을 주창하면서 영어 사용과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나 공공기관에서부터 공영방송은 물론이고 대통령부터 개인에 이르기까지 무차별적이고 무분별하게 영어나 영어식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불과 1주일 전에 들었던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 원샷딜(one shot deal)을 포함해 4대강 사업을 나타내는 에코 프렌즈,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반포 컬처 랜드 등은 한 예이고 공공기관이나 개인 사업장의 광고나 간판도 영어식 일색이며 우리의 대화 속에도 영어표현이 너무 자연스럽고 너무 많다. 또한 언어 사용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방송국의 경우에도 키즈 사이언스, 예술산책 줌인, 슈퍼햄스밴드, 리빙쇼 당신의 여섯시, 아이디어 하우머치 등 영어 일색이다.


필자는 늘 이렇게 말한다. 미국의 대형 마트나 공공장소에서 한국, 중국, 일본 사람인지 모르면 자기네들끼리 영어로 말하는 사람을 찾아라. 거의 100% 한국 사람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자기들끼리는 자기의 모국어를 사용한다. 한국인들, 특히 젊은 층의 사람들은 자기들끼리도 영어를 사용한다. 미국 이민자들 중에 자기 자녀들이 한국말과 글을 거의 잊어버려 잘 못하지만 영어는 잘 사용한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하는 것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정말로 많이 생각해 보자. 내 나라를 알고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가?


반대로 문자가 없는 어떤 민족은 자기 언어를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한글을 택했고 한 국제기구(세계지식재산권기구, WIPO)도 한국어를 “국제공개어”로 공식 채택했다. 또한 미국을 포함한 외국에서는 공공기관이나 지하철 등에 한국어 표기를 하고 있고 학교에서도 기본적인 대화를 가르친다고 한다. 정작 주인인 우리는 영어를 더 많이 알고 더 잘 사용해야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2008년 6월 8일자 뉴욕타임즈에는 한국의 영어열풍을 기러기 아빠(wild geese fathers), 독수리 아빠(eagle fathers)와 펭귄 아빠(penguin fathers)라는 표현으로 소개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영어를 잘 하는 것이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좋은 직장을 갖는 즉, 출세하는 지름길로 생각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미국에서 유학하는 학생 수가 중국 다음으로 많다고 소개하고 있다.


같은 신문의 2009년 6월 10일자 기사에 "엄마의 사랑이 어떤 한국인들에게서는 집착으로 바뀐다(Mother's love becomes obsession for some south koreans.)"라는 제목으로 한국인들의 자식에 대한 헌신과 열정을 김연아, 박세리 선수의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필자가 미국 생활할 때에 집에서 20여분 거리에 주립대학의 분교(?)가 있었고 어학연수 과정이 있어서 주로 대학생을 포함하여 한국의 젊은이들 많이 있었다. 지켜보기엔 한심스러웠고 끼리끼리 어울려 다니며 비싼 차타고 실컷 즐기다 영어 한 마디 제대로 못하고 돌아가는 것을 많이 보았다.


이렇게 많은 희생을 치러가며 시키는 영어교육의 결과는 부끄러울 뿐이다. 미국교육평가원(ETS) 분석 자료인 2008년 토플성적(Internet-Based Test Data for 2008)을 보면 120점 만점에 78점(세계평균 79점)으로 161개 국가 중에 전체분야(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 89위, 말하기 분야 136위였다. 영역별로 보면 읽기 20점(평균 19.4점), 듣기 19점(평균 19.5점), 쓰기 20점(평균 20.5점), 말하기 18점(평균 19.3)으로 나타나 평균점수 이하였다.

국제적 웃음거리가 아닐 수 없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지를 우리가 잘 알고 있다. 아이의 꿈을 나의 꿈과 같게 하는 학부모들,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으로 창의성이 없는 '인간 복사기'를 만드는 학교와 정부가 공동으로 빚어낸 추한 작품이다. 모든 것을 일류고교, 일류대학, 일류직장에 들어가는 수단으로 만들어 버리는 우리가 아닌가?


* 필자소개 : 강배광 박사, 단국대학교에서 과학교육학 전공, 목포대학교에서 식품미생물 전공 이학박사 학위 취득, 미국 노틀댐대학교(University of Notre Dame)에서 포스트닥(Post-Doc) 연구원으로 4년간 일 하였음, 현재 그린에코바이오(주)의 부설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임, 목포대학교에서 10여 년간 생물학과 생명공학 전공 강의를 하고 있음.




한국타임즈 강배광 칼럼니스트 bkkang2000@hotmail.com

이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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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길이

10-17 13:30

경쟁이라는 녀석은?

경쟁이라는 녀석은 우리 삶을 알차게 하기도 하고 슬프게 하기도 한다.
경쟁에서 우위를 얻어내면 성취감과 자신감과 많은 이익과 도전의식의 발동이 가동된다.
허나 경쟁에서 밀리면 플프기만 해야 허나?
경쟁을 하는 동안 배운 지식이 내것이요, 온 힘을 쏟은 열정이 내 것이라.
국가간의 경쟁에서는 자국의 이익을 가지고 하는 것이라 피터지도록 하겠지만
개인의 출세를 위한 경쟁이면 삶의모양이 바뀌나?

축복있는자

10-17 13:12

우리말을 사랑하자

탄압받던 일제시대에는 우리말과 우리글을 지키려 얼마나 이를 썼던가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창씨개명이 난무하던 시절에 이름을 빼았기지 않으려는 노력을 우리는 어려서 교과서에서 배웠다. 허나 지금의 우리는 우리말이나 글에 대한 정체성이 어떠하는지 가르치는자가 아니어도 배우는 학생이 아니어도 마음이 뜨금함을 느낀다. 깨닫게 된 지금부터라도 우리의말과 글을 사랑하고 세계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만국공통어인 영어도 잘해야 되겠지요. 우리것을 지키고 사랑하면서 견문을 넓히고 지식을 넓히는거이야 참으로 좋은 일이겠지요. 다시한번 우리말과 우리글을 사랑합시다.

조쌍~

10-15 18:44

주입식 경쟁식 그게 문제란 말에 동감!~

요즘 sk 텔레콤 광고에서 "...경쟁에서 지는 걸까?" 문구를 사용한 걸 보았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승부근성이 좋기는 좋지만 윤리적 사회적인 기준이 완전 무시되는
경쟁에서는 비겁하고 야비한 자만히 살아 남을 수 있다.
우선 누구의 애들은 이런 교육을 시킨다던데.. 이런 얘기를 듣게된 부모라면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애들도 같은 교육을 시킬 수 밖에 없어지는 것이며 결국 경제적으로는 부모가 피해자가 될 것이며 정신적으로는 자식들에게 피해가 돌아올수 밖에 없다.
누구나 지적하고 넘어가는 맹목적인 교육의 피해와 지양해야 할것들을 고치지 않는다면
결국 사회적으로 큰 재앙으로 돌아올 것임으로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공감하는 바이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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