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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단상] 눈을 부릅뜨고 지켜야 할 인문학

- 경제 이우송/살림문화재단 이사장, 사제 -
2013. 05.28(화) 11:49확대축소
[경제 이우송/살림문화재단 이사장, 사제]
[경제 이우송/살림문화재단 이사장, 사제] 배재대, 건양대, 서원대가 취업이 안 된다는 이유로 국어국문학과를 폐지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우리나라의 장래가 심히 걱정된다.


대학이 생존하기 위해 단행하는 구조조정 학과통폐합에 대해, 교육부의 압력과 방침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대학의 현실은 일단 이해 할 수 있다. 문제는 위에 거명한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는데 있다.


취업률을 올리지 못하니까 인문학과들이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왜 하필 국문학과인가 말이다.


문, 사, 철이 인문학의 기본인데 하나라도 무너진 나라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 생각 있는 사람은 다안다.


취업률 낮다고 순수학문인 국문과를 폐지한다면 다음에는 국사학과 철학과도 폐지 할 것인가. 각 대학들은 이미 철학과 모집학생 수를 최소화해서 거의 명맥을 유지하는 형편이다.


대학은 학문하는 곳이지 직업학교가 아니다. 취업률과 경쟁력, 돈이 되면 대학에서 비리학과라도 개설할 것인가.


일부러는 아니겠지만 박대통령, 미 의회 영어연설에서 40차례나 박수 받는 기사와 같은 날 국문학과 폐지소식이 실리니 대우받는 영어가 영 부럽다.


자국의 언어를 가진 국가의 지도자라면 인사말 정도를 영어 혹은 몇 개 국어로 하고 당연이 본 연설은 자국어로 하면서 격조 있는 통역을 하는 것이 오히려 자긍심과 국격을 높일 수 있을 뿐더러 문화사대주의라는 비난을 면할 수 있다고 본다.


인문학 주요학과의 폐지가 진행되는데 유명한 인사가 그 대학 국문과를 다녔느냐는 관심이 아니라, 한국인문학의 기초이고 핵심인 국문과의 폐지는 향후 대학교육 문,사,철의 사망을 알리는 시그널이 될 것이다. 학과를 폐하기는 쉬우나 후일에 다시금 살려내기는 몇배의 비용과 아픔이 뒤따름을 교육당국은 왜 모르는가.


민족의 삶이 우리 말과 우리 글에 의해 함께 이루어지고 기록되며 그 철학의 자취와 향기, 역사가 우리이야기 속에 담겨 있다. 우리 말, 우리 글 우리 얼을 연구해야 우리의 민족문화와 유산을 창조적으로 계승할 수 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다가올 시대정신을 이해하고, 그 가치를 탐구하는 것이 인문학이다. 국어국문학과를 통폐합과 사실상 폐지하면서 국문학과 출신들의 반발은 물론 인문학의 극단적 위기로까지 번지고 있다.


내친김에 한마디 더하자면, 이미 개설된 국문학과를 폐지하는 수준의 대학이라면 사회적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거시적 안목에서 아예 학교를 폐교하는 것이 지성인들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무모한 생각도 해본다.


대학의 개설학과의 존폐 문제를 취업과 경쟁력이라는 척도로 삼아 졸업하면, 무슨 일을 하며 취업전망은 어떠냐 묻는다. 인문대학을 나오면 고급백수의 길이 아니냐는 비아냥 거림들이 학문하는 사람을 힘들게 한다.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 인문학의 기본인 국문학도들이 가야할 길은 넓고도 반듯한 뜻 깊은 길이고 할 일도 많다.


무엇보다 언어 문학이 관여된 시인, 소설가, 극작가, 구성작가, 방송작가, 연출가, 연극, 영화, 미술 등 다양한 예술장르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전문가로 활동하며, 카피라이터, 광고 기획, 광고 제작, 출판계, 문학, 연극 영화, 각종 평론, 비평가 등 거의 무한한 일터가 있다.


위에 열거한 작가, 전문가는 졸업과 동시에 덜컥 움켜쥘 수 있는 직업군이 아니라 졸업을 하면서 시작된다. 상급학교를 가거나 학교가 아니라도 현장에서 좀 더 공부를 하면서 만들어져가는 직업군임을 알아야 한다.


성질 급한 대학 당국자들이 그리는 성과물을 보이기 위한 막대그라프와 취업률에 반영되지 못한다고 이런 중요한 인재를 키우는 학과의 존폐를 결정할 일이 아니다.


국문학을 비롯해 순수인문학인 역사, 철학, 사회, 심리, 예술이 응용학문과 연계하면 무궁무진한 효율을 통해 창조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왜 모르는가. 심지어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치료분야(자폐, 언어상실, 정신질환에 관련된 테라피 업무 등)를 비롯해 언어들을 통해 사상과 감정 이념들을 펼쳐내는 그 어떤 분야에도 필수요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세계에는 약 3,000개의 언어가 있다. 그중에 문자를 가진 나라는 100여개뿐이다. 자국어를 가진 나라는 고작 28개국에 불과하다. 28개국이래야 로마글자를 배껴 쓰거나 영어, 독어, 불어 등의 변형한 글자들이다.


은나라가 동이족이었음을 감안하면, 원래 우리 글인 한자어를 변형한 일어 등을 제외하면 원형문자라 해야 6개 정도다. 거기에 비하면 훈민정음해례본이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우리 말과 글의 우수성은 이미 세계사적으로 인정 받았다. 말만 가진 문맹족에게는 표기문자를 제공에 성공했다. 한류 바람과 함께 한국어 열풍이 일고, 우리 말과 우리 글을 제2외국어로 학습하는 뉴스는 들으면서도, 인문학의 기본인 국문학을 구박하고 남의 나라 글인 영어에만 집착하는 문화사대주의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근시안적이고 못나빠진 대학과 교육당국을 인문학동지들과 더불어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살림칼럼 글보기] http://blog.daum.net/yiwoosong/13483416
e-mail : yiwoosong@daum.net


한국타임즈 편집국 hktime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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