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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단상] '미안해'라는 그 한 마디
2013. 08.18(일) 00:42확대축소
[김예명 관찰과상상력 대표. 살림단상 칼럼니스트]
[김예명 관찰과상상력 대표] 필라테스 동작 중에 척추 마사지 효과가 있는 롤링이란 게 있다.


무릎을 세운 자세로 바닥에 앉아 두 팔을 허벅지 안쪽에 대고 두 손은 깍지를 낀다. 천천히 들숨을 쉬면서 두 무릎과 두 발을 모은 채 뒤로 넘기면서 등이 바닥에 완전히 닿으면 두 발을 쭉 뻗어 바닥을 디딘다. 다시 원래 자세로 돌아오는데 이때는 날숨을 충분히 쉬어주어야 한다. 뒤로 넘어갈 때나 원 자세로 되돌아올 때 최대한 척추의 긴장을 풀어야만 운동 효과가 있다.


오랫동안 앉아서 컴퓨터나 공부를 해 온 사람들은 어깨와 목이 뻐근해지는 증상을 호소하곤 하는데, 주변에서 이런 사람을 만나면 나는 항상 그런다. "롤링을 하세요. 하루 십 분, 삼 일만 해도 좋아진답니다." 동작까지 알려주면 그들은 그렇게 쉬운 방법으로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반신반의하면서 그 날부터 당장 실행하겠노라 장담을 한다. 나중에 그들을 만나 "해보셨어요?" 물어보면 "아니요. 잘 안 되던데요."하거나 "그거 의외로 힘들던데요."하고 말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물론 이 동작은 오랫동안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힘들고 어렵다. 무엇보다도 척추가 아프다. 오랫동안 누적된 척추의 긴장과 스트레스로 뼈가 굳어 있어서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두 발이 뒤로 넘어가지 않거나 쭉 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다행히 이 동작이 잘 되는 사람이라도 바닥을 구르면서 척추 마사지 효과가 생기는 동작이다 보니 척추의 뼈들이 아프기 마련이다.


십 분이면 롤링을 삼사십 번은 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그 시간을 채우기가 힘들 정도다. 처음 이 동작을 권할 때 내가 신신당부하는 것이 "요가 매트는 꼭 5mm 짜리를 사용하세요."하는 말이다. 매트가 두꺼울수록 마사지 효과가 떨어지고 너무 얇으면 통증이 크기 때문인데, 동작을 반복할수록 돌출된 뼈 부위 피부가 까지고, 그러면 연고와 밴드를 사용해야 하고 그 상태에서 계속 롤링을 하면 또 까지고... 한동안은 피부의 수난이 이어지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래도 솔직하게 인정해보자. 내 몸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보다 간단하고 손쉬운 게 있겠는가? 나는 없다고 생각한다. 밖에 나가 걷기나 달리기를 하기 위해선 날씨와 하루의 피로와 게으름을 이겨내야 하고, 피트니스 센터를 등록하자니 얼마나 꾸준히 다닐 수 있을런지 장담할 수 없어서 비용이 아깝다. 게다가 이런 운동은 최소한 삼십 분 이상은 해야만 하는데 글쎄, 하루 십 분씩 집에서 하는 롤링조차 못 하는 사람이 태반이라면 이런 운동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사실 운동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오랫동안 안 해오던 것을 새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얼마나 게으르고 타성에 젖어 있는가를 생각해보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 중 '미안하다'는 말에 대해서. 부부 사이, 부모 자식 사이, 친구나 직장 동료 사이에 우리가 참으로 인색한 말은 저 '미안하다'가 아닐까 싶다.


갈등이 생겼을 때 한참동안 분이 안 풀리는 이유는 갈등을 만든 당사자가 사과를 하지 않아서인 경우가 많다. 무엇을 잘못해서 사과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 차마 용서 받지 못 할 것 같아 못 하는 경우, 자존심이 상해서 안 하는 경우 등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래서 사과를 받고 싶은 사람이 끝내 자신의 화를 어쩌지 못해 폭력적인 보복으로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상황도 있으니 '미안하다'는 이 단순한 한 마디는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음이 틀림없다. 최근 상영중인 영화 '더 테러 라이브'도 저 한 마디를 듣고 싶어 했던 한 사람의 무지막지한 도시 테러 이야기 아니던가.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이 얼마나 긍정적 효과를 주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하나 있다. 영국 노팅엄대 연구진이 실시했다는 소비자 불만 대응 실험이다. 배달이 지연됐을 때 "정말 죄송합니다." 또는 "5유로를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 후 결과를 보니 사과 받은 소비자는 45%, 보상 받은 소비자는 23% 불만을 철회했다는 내용이다. 물질적 보상 보다는 진심 어린 사과에 소비자들의 마음이 더 움직였다는 뜻이다.


'미안해',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내가 있는 위치에 따라 표현은 조금씩 달라도 사과를 진심으로 하면 갈등을 풀기는 조금 수월해진다. 이 말이 익숙하진 않더라도, 그래서 처음 하려면 한동안 내 감정에 상처가 나더라도 그것은 금방 아물 상처고 그 정도 통증쯤 감내할 수 있는 힘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 아낄 말이 따로 있지 이리 간단한 말 한 마디쯤 제 때 제 때 하고 살아보자.


[살림단상 글보기] http://blog.daum.net/yiwoosong/13483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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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임즈 편집국 hktime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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