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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단상] 일본 언론이 쌍수 들고 환영하는 우리 역사교과서

- 이우송(竟濟) 살림문화재단 이사장, 다석채플 사제, 칼럼니스트 -
2013. 10.01(화) 13:25확대축소
[이우송 살림문화재단 이사장, 다석채플 사제, 칼럼니스트]
[이우송(竟濟) 살림문화재단 이사장, 다석채플 사제, 칼럼니스트] 지금 한국은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항일과 친일 등 이념갈등 논란으로 교육계와 정치권 그리고 다수의 온 시민들이 진통을 겪고 있다.


이미 신친일파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친일파의 정치, 친일경제, 친일문화에 이어 친일교육 정도를 넘어 아예 역사적 학문적 근거를 제시해 일본의 극우 망언을 기정사실화 시켜줄 뉴라이트 역사교과서를 교육과학부가 검정 승인했다. 교학사가 발행한 '한국사교과서'가 바로 그 문제의 책이다.


국내 뿐 아니라 일본의 대표적인 우파의 보수논객 산케이신문의 구로다 서울지국장까지 가세해 칼럼을 통해서 교학사의 역사교과서를 칭찬하고 나섰다. 과거에 일본에서도 후소사 교과서문제로 한일 간에 갈등이 심했었는데 좌우파의 대결이 이념논쟁에 기반한 보수와 진보의 역사교과서 논쟁이 있었단다.


대담기사를 보면, 교학사 교과서가 식민지배가 한국을 근대화시켰다라고 좀 더 제대로 써주기를 기대했는데 실망했다. 그러면서 당신네도 교학사 교과서가 나왔는데 과거에 후소사 교과서 비판한 거 이제는 한국이 반성해라. 뭐 이런 거다.


누가 왜 이런 일을 꾸미고 주도하는가. 알아내기는 매우 쉽다. 이런 일로 인해 누구에게 실익이 있는지, 어떤 권력의 음모 혹은 권력의 향배가 어떻게 가름이 되는지, 정치적인 역학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또 어떤 사람들끼리 편을 먹고 있는지 등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어지간한 멍청이가 아니면 알 수 있다.


성질 급하게 결론을 말하자면, 박근혜 정부와 이를 둘러싼 수구 보수 세력들의 얽히고설킨 이념들이 맞아떨어진 메카시즘의 카드놀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소의 갈등과 견해차는 있으나 지난 6~7년 동안 사용해오던 교과서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에서 박근혜 정권으로 바뀌면서 그간의 이념갈등이 더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왜 일까?


태생적으로 매우 불안한 정권이라는 반증이기도 하고 자신감 없는 정권으로 갖은 역사의 격변기를 지나오면서 거듭해 진보해온 민족사에 이대로 넘어가기에는 뭔가 약점이 있을법한 정권이라고 유추 된다.


최근에 국사편찬위원회가 역사교과서들의 역대 대통령 기술과 관련해, 유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기술을 첨가하도록 지시한 사실도 밝혀졌다. 박 정권은 지금 대한민국 헌법과 싸움을 걸고 있는 형국이랄까. 일본의 식민지배를 옹호하고, 독재자들을 찬양했던 이유, 너무도 뻔하다. 우리 역사가 인정하는 친일세력, 그리고 독재자들을 미화하기 위해서다.


일제 식민지배를 미화하는 뉴라이트 진영의 대안 교과서를 감수한 류영익 씨에게 국사편찬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기려 고집하거나 류영익 씨를 임명한다면, 이는 현 박근혜 정부가 역사 쿠데타를 기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전교조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전국의 조합원이 아닌 역사교사 중에서도 97.2%가 역사 교과서로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검정에 통과한 것과 관련해선 98.7%가 검정취소나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안중근 의사 의거 활동을 '안중근은 하얼빈에서 이토히로부미를 처단했다.(1909)'고 한 줄만 서술한 것 등 비조합원 97.9%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


학부모회는 "해당 교과서는 국사편찬위원회의 밀실검정과정에서 47개의 오류를 지적받았다"며 "역사학자들이 사흘 동안 분석한 결과에서도 300여 건의 오류가 확인됐다"고 지적한데 이어 "친일과 독재정권을 미화하는 교과서로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겠느냐"며 "교육부가 학교 배포를 막지 않으면 학부모들은 불채택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는 것이다.


집권당의 좌장으로 대변되는 김무성 의원은 "좌파와의 역사전쟁에 승리로 만들어야겠다"면서 "자랑스러운 역사를 못난 역사로"라는 말로 호도하고 있다. 또 "북한의 인권은 아예 거론하지도 않고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금강산 사건 누락, 북침과 남침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6·25 전쟁 당시 중공군을 중국 인민 지원군이라고 기술해서 마치 아군처럼 논의되고 있다"고 다른 교과서들에 대해 색깔공세를 폈다.


김무성 의원은 왜 이런 역사전쟁을 전개하고 있을까? 이미 알려진바 친일파의 아들이란 수식어가 말해준다. 역사전쟁의 대상이 가해자인 일본이 아니고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좌파의 올가미를 들고 내나라 사람을 역사전쟁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말일까.


토인비의 말처럼 '역사의 기록은 속일 수 있어도 역사적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자랑스런 역사도 못난 역사도 우리역사이니 당당하게 사실을 기록하는 것이다.


미디어 오늘에 따르면, 지난 4일 "좌파와의 역사전쟁을 승리로 종식시켜야 한다"며, 김무성이 출범시킨 '근현대사 역사교실' 모임에 연사로 나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강연에서 "(좌파가) 한국을 사회주의 체제로 바꾸기 위한 엄청난 노력을 해와서 의식도 않고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좌파 진영이 교육계와 언론계의 70%, 예술계의 80%, 출판계의 90%, 학계의 60%, 연예계의 70%를 각각 장악하고 있다. 이 부분을 자각해서 대처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저쪽(좌파)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것이 우리 사회"라고 주장했다.


김무성의 말대로라면 대한민국 지식인들의 절대다수가 좌파란 말인가? 어이없다. 아무리 다급했기로 지나친 메카시적 발언이다. '멋있는 정치를 하고 싶다'는 집권당의 차기대권주자 0순위 정치인의 수준이 그 모양인가.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박근혜 정부의 차기를 받쳐줄 주자로서 대한민국 집단지성의 돌팔매를 막아낼 돌쇠같은 발언으로 이해하고 넘어가자.


그들의 과거사를 타고 올라가면 대부분이 일제의 친일파, 투항한 매국노, 이들의 논리는 결국 남과 북이 분단된 상태를 악용하여 바른말하는 사람까지도 여지없이 반공으로, 그래서 반공이 안통하면 무차별적인 '친북 종북 좌파 덧씌우기'로 몰아가는 수순으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켜나가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우익에 민족주의가 없는 것도 여기에서 연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생적 한계가 극명한 박근혜와 박근혜 정부는 "역사교과서 논란 벌어지지 않게 하라"는 것이고 교학사 역사교과서 문제와 관련해 "학생들이 보게 될 역사교과서에 역사적 사실 관계가 잘못 기술되는 일이 없어야 하고, 교과서가 이념 논쟁의 장이 되는 일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으로 "다음 세대에게 바른 역사를 가르치고 정확한 사실에 입각한 균형 잡힌 역사관을 갖게 하는 것은 우리 세대에 부여된 중요한 책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교학사 교과서를 비롯해 최근 검정 합격한 한국사 교과서 8종을 10월 말까지 모두 수정·보완키로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수정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교육부는 해당 교과서의 검정합격을 취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미 합격해서 6~7년을 사용해온 교과서다. 그럼 다음 수순으로는 이미 교재로 공부하고 나간 학생이나 졸업생들을 불러들여 국민재교육이라도 시키겠다는 것인지 대체 이해가 안 된다.


뉴라이트 계열 역사학자들이 집필한 한국 역사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하자 일본 언론 재팬타임스가 먼저 '한국교과서 일본 식민지배 찬양'이라고 쌍수를 들고 환영 보도하고 나섰다.


언제든 민족사적 관점에서 한국 및 동아시아와 대척점에 선 일본에게 쌍수를 들도록 기쁨을 안겨준 행위의 그늘에는 우리민족의 상처에 소금을 뿌려대는 매국적인 못난 정부정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역사를 안 가르치는 일은 자식을 낳아놓고 성을 알려주지 않는 것과 같다. 이렇게 역사를 잘못 가르치는 것은 자기자식에게 이웃집 아저씨의 성을 가르쳐 주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박근혜 정부와 집권여당, 보수언론은 제발 교육계를 이념갈등의 전장으로 몰아넣는 참 나쁜 대통령이 되지 말기 바란다. 메카시즘의 논리가 최후의 카드일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역사교과를 통한 이데올로기 통제는 실패할 것임을 명심하고 자각하기 바란다.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혀둡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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