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임즈

부산 도심철도 지하화, 국토부와 시민단체간 기싸움 팽팽

부산도심철도지하화 범시민추진위원회, 17일 '지하화' 총궐기대회

2015. 10.19(월) 14:34

[부산도심철도지하화 범시민궐기대회. (사진:부산도심철도지하화 범시민추진위)]
[부산도심철도지하화 범시민궐기대회. (사진:부산도심철도지하화 범시민추진위)]
[한국타임즈 표영면 기자] 경전선 복선전철의 부전∼가야 구간의 지상 통행을 놓고 국토부와 부산시민단체 간의 기세 싸움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부산시민사회단체총연합, 부산 YMCA, 재단법인 그린닥터스, 한국여성소비자교육연합 부산지부, 부산시민사회환경연합, 서면도심철도지하화 추진위원회, 피해지역 주민 아파트 연합회, 기독교계 등으로 이뤄진 부산도심철도지하화 범시민추진위원회는 최근 세미나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당초 지상 통행으로 된 이 구간에 대해 당장 지하화 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자, 국토부 등 철도당국에서는 기술적 문제 들을 들어 불가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이에 범시민추진위는 부산시민들을 대상으로 부산시민공원, 부산역 등 다중 집합시설 등을 돌아다니며 '도심철도 지하화' 홍보전을 대대적으로 벌이기로 했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범시민추진위 측에서 경전선 부전∼가야 조차장 지하화 요구와 관련해 우선, 부전~마산 복선전철 사업의 공사중단, 부전~가야조차장 구간에 대해 지하화를 위한 설계변경 절차이행 등을 요구한 데 대해 선로의 기울기가 나오지 않는데다 지하화 할 경우 비용 상승이 막대한 점 등을 들어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범시민추진위는 지난 10월 14일 부산 서면 비즈니스호텔에서 공동대표 및 상임위원 연석회의 갖고 국토교통부에서 제기한 의견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지난 10월 6일 범시민추진위에 보내온 국토교통부 공문에 따르면 부전역사를 현재대로 유지하며 부전~가야조차장 구간을 지하화 할 경우에는 교량구조물 저촉을 피하기 위해선 경사로를 40‰ 이상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열차 운행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에 범시민추진위는 "경사로 40‰ 이상 증가하는 문제는 지하화 시작점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열차 운행가능여부가 달라진다"고 지적하고, 국토부의 주장은 부전역을 시작으로 설정해 영광도서 복개천 교량까지 500m거리에 지하로 20m를 들어가기 때문에 40‰이 계산된 것이라는 것.

하지만 지하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범시민추진위의 지하화 시작점은 국토부와는 다르다. 범시민추진위가 제시하는 부분의 시작점은 동해남부선 철도 고가도로가 끝나는 부분(양정동 대원칸타빌아파트 일대)부터 지하로 들어가기 때문에 부전역이 현재 높이에서 8m 내려가고 그 이후로는 15‰의 기준에 맞게 노선에 따라 지하로 얼마든지 갈 수 있다고 한다. 경전선 부전∼마산 복선전철 사업 시행사인 스마트레일의 시작점은 부전~마산 복선전철 구간의 부전역이다.

선로경사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부전역까지 지하화가 필요한데, 부전역까지 지하화 할 경우에는 동해남부선(부전~일광, 2016.6월 개통예정)까지 지하화가 필요하게 되어 이 경우 막대한 사업비 추가 증액이 요구된다는 국토부의 답변에도 범시민추진위는 조목조목 반박했다.

부전역은 부산역처럼 종착역이 아니기 때문에 교통환승센터의 기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역은 종착역으로 그 기능이 끝나지만 부전역은 동해남부선이나 경전선의 일부 기차들이 통과할 수 있는 기능을 함으로써 대구역, 대전역과 같은 통과역 기능을 가진 셈이다.

또한 부전역 복합환승센터건립계획은 이미 예산이 편성되어 있는 사업으로 그것을 조기 투입하면 해결된다고 한다. 국비 투입이나 민자 유치 등을 통해 선로별·구간별 철도 기능개선이 이뤄지고 있으나 국가기본철도망 계획은 국토교통부가 총괄하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 의지만 갖고 있으면 충분히 부산 도심철도도 지하화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사업에 공사비를 재투입하던지, 재투입할 예산이 없으면 부전~마산 복선전철 사업구간의 1조 4천억원의 사업비 중 사상역 이후 낙동강을 지나 에코델타시티까지 지하공사구간에 투입되는 예산을 부산도심(지상통과구간)에 끌어와서 사용하면 사업비는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는 게 범시민추진위의 생각이다.

경전선 부전∼마산 복선전철 사업은 남부권 철도연결을 위해 정책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과다한 사업비 증가 시 이 사업의 경제성 하락으로 사업추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국토부의 주장에도 지하화를 하지 않겠다는 핑계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범시민추진위는 오히려 이 사업의 지상구간을 지하화하게 되면 지하철 1호선 부전역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부전역(국철)까지 지하로 이동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시민공원을 이용하는 고객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데다 철도의 지하화로 인해 부수적으로 확보되는 지상의 넓은 공간을 활용해 추진할 수 있는 수익사업은 수 없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지하화로 인한 철도 인근의 도심지가의 상승까지 따지면 직·간접적인 경제적 이익이 어마어마하다고 했다.

범시민추진위는 부산 도심철도의 지하화 가능성이 큰데다 이로 인해 미치는 부산발전의 기여 폭도 상당하다고 보고, 400만 부산시민들을 상대로 '부산 도심철도 지하화' 범시민궐기대회를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기로 했다.

범시민추진위는 10월 17일 오후 4시 부산시민공원 남1문 일대에서 처음으로 '부산도심철도지하화 범시민 총궐기대회'를 가졌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범시민추진위 대표를 맡은 부산시민사회단체총연합 이종석 의장, 부산YMCA 신관우 이사장, 대한의사협회 소동진 고문, 재단법인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 부산서면포럼 김호남 대표, 한국여성소비자교육연합 부산지부 김기묘 회장, 부산시민사회환경연합 조경근 상임대표, 서면도심철도지하화 추진위원회 이형숙 회장, 피해지역 주민 아파트 연합대표 박재관 회장, 기독교 부산평화교회 임영문 목사, 부산서면포럼 김일출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부산 도심철도 지하화를 최초 제안한 정근 범시민추진위 상임위원장(정근안과병원 병원장)과 박종길 범시민추진위 운영본부장이 각각 '부산도심철도 지하화, 왜 해야 하나?', '지하화 반대를 고수하는 국토부에 대한 반박' 등을 발표했다. 또한 수십 년 동안 철도 주변에 살면서 소음 등 생활 고통을 받아온 주민들이 직접 나와서 그들의 처절한 사례를 발표했다('우리도 사람답게 살고 싶다', '낙동강 철새만도 못한 삶'). 이밖에 도심철도 인근에 사는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이 2천여 명이 동참해 도심철도 지하화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한국타임즈 표영면 기자 hktimes5@hanmail.net 한국타임즈 표영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