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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나눔과 배려(2회) - 거리의 천사들 '노숙인에게 주는 희망'

노숙인들, 고개를 숙인 채 지하철 벤치에 의지하고 있는 이들의 절망을 보라고 권한다.
우리에게 손을 벌리지도 않고, 직접이든 간접이든 도와달라는 몸짓도 전혀 하지 않는다.
비렁뱅이가 아니다. 살다가 어떤 이유로 하여 지친 몸을 거리에 던져놓고 있을 뿐이다.
2016. 12.31(토) 07:30확대축소
[거리의 천사들에게 배식봉사를 하고 있는 또 다른 거리의 천사들. 사진:거리의천사들 누리집]
* 본지에서는 연말연시를 맞이해 '나눔과 배려'를 주제로 총 4회(연말 2회, 연초 2회)에 걸쳐 '기획특집' 기사를 게재한다. 오늘 그 두번째 기사이다.[편집국]

[한국타임즈 최창수 기자] 병신년(丙申年)을 하루 남기고 서울 종로구 이화장길에 있는 '거리의 천사들' 섬김의 집을 찾았다. 스무 해 가까운 세월동안 봉사하고 있는 고교 선배의 헌신봉사하는 모습을 탐방하고 싶어서였다. 들어서자마자 계단에 놓여있는 쌀 무더기와 대형밥솥들이 낯선 탐방객을 반갑게 맞이해줬다. 선배로부터 '거리의 천사들' 봉사에 대해 들을수록 머릿속에서는 '거리의 천사들은 노숙인들을 돕는 봉사자들이면서 동시에 노숙인들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뇌리에 스쳤다.
 
[IMF환란으로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내몰렸다.]

1997년 겨울 IMF경제환란을 당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차가운 거리로 내몰렸다. 영세자영업자들뿐 아니라 파산한 중소기업 노동자들이 환란의 저주에 휘청거렸다. 거리로 내몰렸지만 이들을 따숩게 맞아주는 곳은 없었고, 비바람이라도 피할 수 있는 차가운 곳이 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우리 모두가 이들을 외면했지만, 한 목사님의 눈에는 이들이 거룩한 천사로 보였다. 1997년 12월 어느 추운 날 이 목사님의 애틋한 사랑으로 '거리의 천사들'이 태어났다.

그날부터 지금까지 또 다른 천사(봉사자)들이 매일 밤 노숙하는 분들을 찾아가 희망을 나누고 주거와 일자리를 지원하며,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움을 이어오고 있다. '야간사역', '한사랑봉사단', '자립지원'이라는 세부적 역할을 구분해 봉사해오고 있는 것이다. 2010년 7월부터는 전문가들의 재능기부와 '빅이슈코리아(BIG ISSUE KOREA)'라는 사회적기업을 통해 홈리스(Homeless) 자립을 돕고 있다. 어려운 노숙인들과 함께 하는 밝은 등불이 된 것이다.

[노숙인들도 살가운 우리네 이웃이다.]

노숙인은 잘 곳이 없어서 거리에서 자는 사람들을 일컫는 씁쓸한 말이다. 이외에도 쉼터 같은 임시보호 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 친척이나 친구에 얹혀사는 사람, 고시원⋅쪽방⋅찜질방⋅PC방 같은 극도로 열악한 주거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 등 잠재적 노숙상태에 있는 사람들까지 포함하고 있다. 노숙인 대부분은 올곧고 성실하다. '거리의 천사들'은 노숙인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면서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응원한다. 노숙인들도 살가운 우리네 이웃이기 때문이다.
 
한 봉사자는 '거리묵상'을 통해 이렇게 다짐했다고 한다. "가난한 사람이 없다면 사랑의 실천은 없을 겁니다. 모두가 넉넉한 사람들이라면 사랑의 나눔 또한 필요 없을 겁니다. 우리 곁에 연약한 지체를 보내주신 것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원하시는 그 분의 깊은 섭리가 스며들어 있지 않을까요? 가난과 질병, 실패와 좌절, 고통과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이럴 때 누군가 작은 관심과 사랑의 손길을 내밀어준다면 그야말로 큰 힘이 되고도 남을 겁니다."

[사랑나눔 있는 곳에 새로운 희망 시작된다.]

노숙인들은 몸과 마음 모두 아프다. 대부분 질병과 정신질환을 앓고 있어서 체계적인 의료지원과 보살핌이 절실하지만 이들에게는 희망이 없다. 가정이 해체되어 개인적 지지망이나 사회적 관계망이 모두 깨져버렸다. 그래서 따뜻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이들은 굶주림에 지쳤다. 사회적 안전망이 절대적으로 취약하고, 충분히 쉴 수 있는 공간과 치료와 재활 및 자활프로그램이 절대 부족하다. 그래서 이들을 위한 잠자리와 일자리 지원이 절실하다.
 
거리의 천사들은 매일 밤 이들에게 따뜻한 음식과 생필품을 드리며 힘과 용기를 준다. 신뢰가 형성되어지면 몸이 불편한 분들은 무료병원으로, 건강한 분들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린다. 비록 지금은 노숙을 하고 있지만 '나는 소중한 사람'임을 자각하게 하여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준다. 거리의 천사들은 단순한 식사대접이나 물품제공의 입장을 넘어서서 이분들의 진정한 이웃이며 다정한 친구가 되고자 한다. 참사랑은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숙인들은 우리 주위 곳곳에 있다.]
[한국타임즈 최창수 기자]


작금은 연말연시에 송년회에 시간가는 줄 모르는 때라는 이유로 주변을 돌아볼 틈이 없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럴지언정 바쁜 시간 잠시 멈추고 잠시라도 노숙인의 뒷모습을 응시해 보라고 권한다. 고개를 숙인 채 지하철 벤치에 의지하고 있는 이들의 절망을 보라고 권한다. 우리에게 손을 벌리지도 않고, 직접이든 간접이든 도와달라는 몸짓도 전혀 하지 않는다. 노숙인들은 비렁뱅이가 아니다. 살다가 어떤 이유로 하여 지친 몸을 거리에 던져놓고 있을 뿐이다.

거리의 천사들은 노숙인을 일컫는 말이면서도 노숙인을 돕는 사람까지 포함하는 자원봉사자들을 함께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필자도 수개월 노숙생활을 해본 적이 있었다. 한 여름인데도 새벽에는 몸서리칠 정도로 추위에 떨어야 했고, 아침 해가 뜰 때가 되면 세상 모든 것이 내 것 같은 포근함을 느꼈다. 지금은 연말연시 세밑인데도 살을 에는 추위는 아직 오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시절이 하수상인 것을 보면 올 겨울에는 혹한이 도사리고 있을 것 같다.

[노숙인들과 따뜻한 사랑을 나누면 좋겠다.]

외롭고 어두운 밤길에는 따스한 별빛이 정녕 그립다. 냉랭한 겨울이지만 봄날 같은 포근하고 따뜻한 사랑을 노숙인들과 함께 나누면 좋겠다.

* 비영리민간단체 '거리의 천사들' 홈페이지 www.거리의천사들.net * 후원계좌 : 국민은행 008601-04-000616(예금주 : 거리의 천사들) 물품후원 자원봉사 : 02-744-8291, 02-766-6336, Fax 02-766-6338, 이메일 : st10048291@hanmail.net 서울시 종로구 이화동 90-6.

한국타임즈 최창수 기자 asss7777@hanmail.net        한국타임즈 최창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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