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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단상] 구차한 짓 그만하고 자존심을 세우는 부끄러워하는 양심을 보고 싶다
2017. 02.18(토) 09:30확대축소
[강행원 화백/동양미학, 본지 논설위원]
[강행원 화백/동아시아 인문화중심 미학연구원장/살림단상 칼럼니스트/본지 논설위원] 사실 대통령 박그네의 치적은 역대 통치자들에 비해 가장 청렴할 것으로 믿었다. 또한 그 자신도 부정한 자에게는 그가 누구라도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엄벌하겠다는 말을 늘 강조해 왔었다.

하지만 그의 약속은 거짓을 넘어 자신에게만 관대한 비굴하기 짝이 없는 국정의 비선농단이 붉어져 더 이상 통치력에 문제가 발생했다. 그것은 최순실 없는 국정과 그 삶의 일거수일투족은 상상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속담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말이 있듯이 그를 믿었던 우리 국민들은 모두 발등을 찍힌 것이다. 이로 인한 전 국민적인 저항의 촛불시위에 부딪쳐 통치자는 피의자가 되어,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채 그 징계가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에 맡겨진 것이다.

이 지경에 이른 그는 최소한 사람이라면 부끄러움을 느껴야 했다. 그러함에도 부끄러움은커녕 전 국민과 법정을 상대로 또 다른 전쟁을 획책했다. 그것은 재판을 늦추기 위한 갖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리인들을 부려 법정까지 희롱했다. 그리고 검찰과 특검의 대면조사도 자신이 약속했던 말들을 모두 뒤집고 트집 잡아 거부행각에 몰두하고 있다. 일천만이 넘는 15회에 걸친 전국 대규모 집회의 촛불 민심을 전면 부정한 통치자는 아직 세계 역사상 없다. 기네스북을 꿈꾸는 것인지 자신을 지지하는 관제집회의 맛불독려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그러나 마침내는 부정한 단서, 박그네·최순실게이트에 연루 된 자들이 수 없이 구속되고 또 한국의 대표 기업 삼성 총수가 구속됐다.

이 구차한 짓들을 국민들 앞에 보여준 지금까지의 낯부끄러운 추한 모습은 사람이기를 포기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는 직무가 정지된 국정 최고 책임자로써 그 도덕성이 사면초가 되어 흘러넘치고 있다. 그것은 자신의 입으로도 '이러려고 대통령이 되었나'라고 했던 두 번째 사과 담화의 희화(戱話)된 말이 단서이다. 그간의 푸른 기와 고대광실의 권력 그 베일에 감춰졌던 국정농단의 모든 진상은 양파 까듯이 최태민과의 십구금에 얽힌 음습한 베일들까지 총 망라해 전 세계적으로 회자됐다. 입에 담을 수조차 없는 부끄러운 일이다. 민심의 정의를 거부한 부끄러움을 모르는 그의 불행한 모습은 뇌가 비어서 그런 것인지 정말 안타깝다.

이를 종교적인 접근에서 보게 되면 불교에서는 이를 '선업'과 '불선업'으로 나누는데 그 본디는 업(業,카르마 Karman)이다. 그리스도에서는 원죄에 가까운 것이다. 선업이란 자각하는 마음이며, 불선업은 탐(貪), 진(瞋), 치(癡) 삼독과 그에 딸린 오욕으로 마음을 덮고 있기 때문에 어리석어서 부끄러움을 판단하지 못하는 '불 자각'이다. 따라서 '성서'에서는 아담이 선악과(善惡果)를 따먹자마자 가장 먼저 반응하는 변화는 부끄러움이다. 선악과를 먹게 된 아담과 하와는 알몸이 부끄러워 무화과나무 잎으로 앞을 가린다. 이들은 부끄러움이 그냥 선과 악을 구별하는 것만 아니라, 타인의 시선으로 하여금 자신을 바라보는 판단이 이어져 있음을 말해준다.

대통령 박그네는 보고 싶은 것만 보며,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소통이 꽉 막힌 철벽이다. 사사로운 욕망으로 꽉 찬 민낯의 양심에는 이러한 대의적 종교적인 가치관 비교가 오히려 사치스럽다. 또한 탄핵소추의 법적 변수를 노리던 박그네 법노들의 지연행위를 더 이상 늦출 수없다는 헌재의 의지는 단호했다. 법노들이 기대했던 경향이 조급해지는 가운데 삼성에 대한 커넥션 방어선까지도 무너지고 말았다. 그것은 삼성창사 79년 그간 역대 정부에 비일비재 했던 정경유착 혐의는 끊이지 않았지만, 이번 박그네 탄핵정국의 뇌물공여에 얽힌 특검수사에서는 빠져나가지 못했다. 결국 3대를 이어온 글로벌기업 총수가 특검수사 79일 만에 구속됐다. 아이러니하게도 79라는 숫자가 마에 숫자가 되어 버린 셈이다.


조선 후기의 문신·학자인 윤기(1741~1826)는 자신의 아호를 표제로 했던 무명자집(無名子集)에서 부끄러움이란(恥) "잘 쓰면 군자가 되고 잘못 쓰면 소인이 된다."라고 적고 있다. 사람이라면 자신의 내면에 떳떳하지 못한 것이 있을 때 부끄러움을 당연히 느껴야 한다. 그리고 이 부끄러움을 어떻게 느끼고, 어떤 방식으로 관철하느냐에 따라 윤기의 문적(文蹟)처럼 대인이 되고 소인이 되기도 한다. 어떤 자리의 지도자라도 사건의 위기에서 책임을 회피하거나 변명하는 자는 소인도 못되는 저능아나 골빈 사람의 짓이다. 대통령 박그네는 자존심도, 도덕성도, 국가관도, 창피도, 수치도 없는 동물적인 본능인 구차한 변명만이 유일한 양심이라면 자신보다 국민이 더 슬픈 일이다.

박그네·최순실 게이트는 특검수사 끝까지 감추려 했던 것들이 또 송곳처럼 붉어져 나왔다. "두 사람은 차명 폰을 이용해 국내와 해외서 총 590회 통화했고, 특히 최순실씨가 국정농단 의혹으로 독일로 출국해서 귀국하기 전까지 무려 127회를 통화한 사실이 밝혀졌다." 국정 농단의 비밀 보안을 위한 특검에서 밝히지 못한 내용들이 아직도 베일에 가려 있음을 증거하고 있다. 앞에서 밝혀진 문화예술계의 각종 좌파들을 제거하려던 책동음모는 유신의 망령이 아닐 수 없다. 21세기의 오늘에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져 좌빨로 규정한 예술인들에게 재갈을 물려왔던 횡포야 말로 국제적인 망신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색깔론으로 각색한 나치식 문화탄압을 주도해 지시한 김기춘 등이 적시한 사항, 이 모두가 박그네 지시의 총체적인 책임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가져온 이 대한민국의 치욕이야 말로 그동안 국민으로 하여금 비탄과 우울함에 빠뜨린 역사적 죄과와 무능에 대한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솔직하게 국민 앞에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며 진심으로 부끄러움을 참회하는 연민에의 개과천선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강행원의 지난글보기] http://blog.daum.net/yiwoosong/13483729

한국타임즈 편집국 hktime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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