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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검사, 上司 부당지시 거부 위해 경찰력 낭비 "너무 부끄러웠다" 고백

"대한민국 검사.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2017. 08.19(토) 19:47확대축소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 검사. 사진:페이스북]
[사진: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한국타임즈 김현숙 기자] 검찰 조직 내에서 이른바 '소신 발언'으로 유명한 임은정(부부장, 서울북부지검) 검사가 지난 17일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린 '새로운 시작-감찰의, 검찰의 바로 섬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글로 과거 자신이 경험했거나, 동료들로부터 접한 검찰 내부의 부당행위를 폭로했다.

19일 '경향신문' 단독 보도에 따르면, 지난 날 임 검사는 경찰을 상대로 수사지휘를 하는 당번 근무일에 "ㄱ씨의 음주·무면허운전 지휘 건의가 들어오면 보고해 달라"는 ㄴ검사장의 지시를 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그날 경찰은 음주·무면허 전과 10범인 ㄱ씨의 위법행위를 적발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보고했고, 임 검사는 "(당시) 기록을 보니 지금까지 구속은커녕 벌금만 낸 게 너무 의아한 사람이었다"면서 "음주 삼진아웃이 시퍼렇게 살아있는데, 지금껏 벌금만 낸 이유가, 검사장이 보고지시를 한 배경과 같겠구나 (하고) 짐작했다"고 경향신문은 보도했다. 또, 당시 ㄱ씨는 지역의 한 건설사 대표의 아들로, 그의 아버지는 검찰과 업무 협력을 하는 범죄예방위원으로 활동 중이었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은 이어, ㄴ검사장은 이후 임 검사에게 ㄱ씨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종용했으며, ㄱ씨는 범행을 부인했지만 주차하기 위해 운전하는 것을 목격한 사람들이 있어 명확히 혐의가 입증되는 사안이었으나, ㄴ검사장은 "운전자에게 '주차의 의사'가 있을 뿐 '운전의 고의'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임 검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임 검사는 ㄴ검사장이 다른 검찰청으로 옮겨갈 때까지 두 달간 경찰을 상대로 불필요한 수사지휘를 하면서 시간을 벌 수밖에 없었고, 임 검사는 "제가 얼마나 귀한 경찰력을 쓸데없이 낭비케 한 것인가 싶어 그 일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고백했다고 보도했다.

19일 오후 임 검사는 이 같은 내용의 '경향신문'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링크하면서, 최근 불거진 '제주지검 압수수색 영장 회수 사건'과 유사한 사례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놨다.

임 검사는 "제주지검 일은 검사가 실명으로 상급자의 감찰을 요청한 첫 사례"라며 "이 사건에 대한 엄정한 처리는 향후 검찰 정화 가능성의 시금석이 될 터라, 새로이 꾸려진 대검 감찰 등 감찰 인력들에 주의를 촉구하는 의미에서 북부지검 부임 첫 날 내부게시판에 글 하나를 올렸다."며 경향신문 보도에 대해 사실을 인정했다.

임 검사는 또 "검찰이 치외법권인 듯, 무법지대인 듯 브레이크 없는 상급자들의 지휘권 남용, 일탈 사례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으면 간부들이 그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체 하실 듯하여, 부득이 오래된 기억 하나를 꺼내 풀어놓았다"며, "그때는 상급자의 황당한 지시를 따르지 아니하고 2달간 수사지휘로 버틴 게 흐뭇했었는데, 언제부턴가 제가 그 귀한 경찰 인력을 얼마나 낭비케 한 것인가를 깨닫고, 너무 부끄럽더라. 너무도 뼈아픈 기억으로 마음에 깊이 남아있다."고 자성의 입장을 밝혔다.

임 검사는 이어 "그 사건 경찰관님께, 경찰관님이 그 수사지휘를 처리하느라 수사 순서가 밀려버려 수사 지연의 피해를 입은 경찰관님 담당 사건의 관계자분들께, 그리고 세금을 낭비케 하였으니 국민들에게, 저는 참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 저는 참 못난 검사다. 제 비겁함과 주저함을 사죄드린다."라며 사죄의 입장도 표명했다.

그러면서 임 검사는 "내부게시판에 쓴 글 일부가 외부에 알려진 이번 기회를 빌어, 언젠가 꼭 털어놓고 경찰관님 등 많은 분들에게 늘 하고팠던 제 마음을 전한다."라며, "그런 부끄러운 기억들이 상급자들과의 부딪침에 주저하는 저에게 채찍이 되더라."고 고백했다.

임 검사는 글 말미에 "부부장은 중간관리자이니 이제 바뀌어야 한다는 충고를 좀 듣지만, 총장부터 초임 검사까지 대한민국 검사라는 점에서 동일하다."라며 "대한민국 검사.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과거사 재심사건에서 윗선의 지시에 반해 '무죄'를 구형했다가 징계를 받기도 했던 임 검사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2월과 2016년 1월 정기인사에서 연거푸 승진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지난 8월10일 새정부 들어 처음 단행된 중간간부 인사에서 부부장검사로 승진했다.

한국타임즈 김현숙 기자 hktimes5@hanmail.net        한국타임즈 김현숙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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