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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으로 보는 세상] 허새롬의 '세상 나들이' (3)

일본여행기[3] 오사카[大阪府]-해자(垓子)를 깨우는 오사카 성(城)
2019. 05.01(수) 13:55확대축소
[허새롬 작가]
[허새롬 작가] 청아한 볕이 오사카 성을 따사롭게 비치는 아침나절, 늘 화보로만 접해온 오사카 성을 드디어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에 일행은 한껏 들뜬 마음으로 성을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옮겼다.

파리에 베르사이유 궁전의 정원이 있다면 계절별로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일본의 랜드마크 같은 오사카 성이 관광객들에게 관광엽서에서 불쑥 빠져 나온 듯 환영 인사를 건 낸다.

16세기(1583) 일본열도를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10만여 명의 노동자를 동원하여 금박장식을 한 호화로운 성을 쌓았는데 오사카 성은 병풍을 모방해 축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사카 성은 성 둘레에 깊은 해자(垓子-성 둘레에 짐승이나 적의 침입을 저지하기 위해 파놓은 구덩이나 물길)를 배치해 성의 방어 기능에 충실한 성이기도 하지만 특히 성 내에 건립된 망루 성격의 천수각(天守閣)은 미학적인 측면에서도 일본인들이 추구하는 탐미적인 성향을 잘 반영한 매우 아름다운 성이다.

임진왜란을 일으켜 조선을 전란에 빠지게 한 민족의 원흉이기도 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저토록 아름다운 성을 축조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지만 또 한편으로 오사카 성을 축조하기 위해 10만 여명의 민초가 노역에 시달렸음을 생각한다면 아름다운 성체에서 '백성이 흘린 수많은 눈물과 땀'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오사카 성 주변에 거주하는 현지인들은 공원의 멋진 경치에 안빈낙도(安貧樂道) 하며 살고 있으니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까 싶고, 씨를 뿌리는 이가 있음에 그 결실을 수확하는 이가 있음을 비로소 알 수 있다.

오사카 성이 지금의 모습을 지키고 있는 것은 나름의 사연이 있는데 최초에 건립된 오사카 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공격으로 소실되고, 후에 복원되어 지금의 봄 벚꽃 잔치가 벌어지고 있음에 타국 역사의 현장에서 그 구조물을 감상하는 이에게는 그 감회가 남다르다.

유난히 화재가 많았던 일본,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오사카 성을 건립하고 어렵게 얻은 귀한 아들을 지켜내기 위해 더욱 성을 튼튼히 하고 삼엄한 경비로 가족을 보호했다고 하니 천하를 얻은 자도 결국 가족의 안위 앞에서는 평범한 가장의 모습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해자에 둘러싸인 성 곳곳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 풍류를 즐기며 사치스런 생활을 누렸을 지배층이 살았던 그 곳, 하지만 지금의 오사카 성은 역사를 쥐락펴락했던 영웅은 사라지고 없고 그저 망중한을 즐기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여유로울 뿐이다.

번잡한 생각을 잠시 멈추고 천수각에서 내려다보이는 확 트인 전망을 살피고 내려오는 사람들 저마다의 표정에 행복이 스쳐 가는데 여행자들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서둘러 요깃거리를 찾아보았다.

관광지에 가면 푸짐한 음식에 곁들이는 술로 흥겨움을 더하는 우리네 모습과는 많이도 다른 모습이 일본 관광지의 풍경인데 진수성찬은 아니지만 임시 천막에서 정성스럽게 불판에 구워낸 호떡을 건네는 주인의 손길이 참 소담스럽다.

세속적인 표현일지 몰라도 '관광은 보는 즐거움과 먹는 즐거움'이라고 하는데 일본 오사카 성 관광은 보는 즐거움에 취해 정작 먹는 호사는 제대로 누리지 못했고,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당히' 라는 말이 딱 어울릴 듯하다.

하지만 여행자 입장에서 보면 오사카 성 주변의 관광지에서는 적어도 바가지 상혼은 없었던 듯 하고 현지의 음식 또한 남성들은 몰라도 여성들이 느끼기에는 참 좋았던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벚꽃의 향연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일행의 욕심은 그칠 줄 모르고, 햇볕과 바람이 주는 상쾌함은 덤으로 행복을 선사하는데, 우리는 분주한 여행이 아닌 여유롭게 다시 찾는 오사카 성을 기약하며 발걸음을 돌려야 했고 그럼에도 못내 아쉬움에 자꾸만 뒤를 되돌아보며 오사카 성과 이별을 고했다.
[오사카 성 전경. 사진제공:허새롬 작가]
[오사카 성에 만개한 벗꽃. 사진제공:허새롬 작가]


한국타임즈 권차열 기자 chadol999@hanmail.net        한국타임즈 권차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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