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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단상] 내년 대선정국을 바라보는 시골농부 '최병상 장로의 농업이야기'(2회)
2021. 11.18(목) 09:00확대축소
[시골농부 최병상 장로]
[한국타임즈 편집국] 한국타임즈는 앞으로 (3회)에 걸쳐 <내년 대선정국을 바라보는 시골농부 '최병상 장로의 농업이야기'>를 게재한다. 이 글은 원론적인 농정의 목표에 관한 얘기가 아니며, 그런 농정의 목표를 추진하기 위해 농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므로, 그 이해를 돕는 다섯 편의 글을 (3회)로 나눠 게재하는 것임을 밝혀둔다.

(1회)에서 이어짐.

3. 농업(農業)에 관한 이야기, 셋.


쌀농사는 인류 최고의 산업이다!

첫째, 영양소 고루 갖춘 최고의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비타민 A와 C를 제외한 모든 영양소를 고루 갖추고 우리 몸이 활동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총량의 50-60%를 쌀이 감당하고 있다. 2004년 3월 24일 일본 도쿄해양대학 연구팀이 쌀의 우수성에 대한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두 마리의 쥐에게 밀가루와 쌀을 먹이고 1주에 한 번 씩 꼬리에 체중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추를 달고 헤엄치게 했는데 처음 1, 2주는 비슷했고, 3주째는 쌀을 먹은 쥐가 약간 우세했고, 4주째는 쌀을 먹은 쥐가 밀가루 먹은 쥐보다 2배 이상 더 오래 헤엄을 쳤다는 것이다. 부족한 비타민 A와 C는 김치와 된장국으로 충분했기에 좁은 땅덩어리에서 우리 선조들이 고기를 먹지 않고도 버티고 살아온 것이다!

둘째, 염류집적이 되지 않는 논(沓)은 최고의 식량창고다! 1300년 동안 지속된 메소타미아 문명이 왜 멸망했는가? 그것은 밭농사 중심에서 일어난 염류집적으로 수확량이 갑자기 3분의 1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곳이 지금의 이라크사막이라는 것을 아는가? 건강한 흙 1g 속에는 약 2억 마리의 박테리아가 살고 있어 어떤 동물의 시체나 배설물이 쏟아져도 이들이 분해해버리기 때문에 공룡의 시체를 보지 않아도 된 것이다. 그런데 논은 해년마다 벙벙하게 물을 가둬서 농사를 짓기 때문에 언제나 새 땅이다. 그래서 세계의 석학들은 논이야말로 최고의 농지이며 인류의 마르지 않는 식량창고라고 극찬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논엔 도시와 태양광이 광풍처럼 몰아치고 있다. 잘하는 짓인가?

셋째, 공해(公害)를 일으키지 않는 완전 무결(無缺)한 산업이다! 모든 산업은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반드시 공해를 유발한다. 그러나 쌀농사는 재배과정에서 홍수를 예방하고, 수자원을 함양하고, 탄소를 마셔버리고, 산소를 배출한다! 쌀이든, 짚이든 어디다 버려도 공해 유발하지 않는다. 인간과 동물의 배설물도 훌륭한 퇴비로 재사용해서 완전한 순환구조를 이룬다.(지금은 수세식화장실로 순환고리에 문제가 발생, 바로잡아야 한다.)

넷째, 찬란한 짚문화를 보라! 부산물인 짚을 이용한 선조들의 지혜를 보라. 마람을 엮어서 지붕을 이고, 울타리 막고, 무좀도 없는 짚신 삼아 신고, 우장 엮어 비옷 짓고, 가마니 짜서 곡식 담고, 꼴망태 만들어 풀 담고, 멍석 엮어 곡식 말리고, 통풍 잘되는 두대통 만들어 한시적 창고, 새끼 꼬아서 짐승부터 돌아가신 사람 손발까지 죄 묶고, 어디 그 뿐인가? 소 먹이로, 땔감으로, 그리고 탄 재는 콩나물을 훌륭하게 키워냈다! 그래서 1960년대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은 오! 원더풀! 한국은 짚문화에요! 하며 탄성을 질렀다.

이렇게 위대한 쌀농사 이대로 팽개칠텐가?

4. 농업(農業)에 관한 이야기, 넷.


농업의 영역은 생각보다 넓다!

1992년도 4월에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타고 개신교 각 교단 총무님들과 미국을 갔다. 여행이 아니라 미국 농무성을 방문해 UR협상 강요에 대한 항의서를 전달하고, 미국 교단에게 함께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서였다(기독교농민회 사무국장 재임시). 처음 타보는 비행기라서 지루한줄도 모르고 실내를 오가며 솜털같은 구름이 깔린 밖을 구경했다. 승객들은 나를 구경하고~^^ 13시간 30분 비행 끝에 뉴욕 케네디공항에 내려 여장을 풀었다.

다음날 워싱턴DC에 있는 미국 농무성을 방문해 UR협상을 강요하지 말라는 항의서를 전달하고, 왜 2%도 안 되는 농민을 위해서 미국 정부는 그 많은 예산(국가 재정의 5% 이상)을 지원하는가 물었다. 그랬더니 그 관리의 대답이 "미국 농민은 2%도 안되지만 우리 국민의 35% 이상은 농민 덕택에 생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했다.

소위 그들은 협의(狹意)의 농업개념이 아니라 광의(廣意)의 농업개념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순간 미국농민이 부러웠다. 우린 논두렁 밭두렁 타면서 농사짓는 사람만 농민으로 여기고 농업총생산액이 국내총생산액(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따지는 협의의 농업개념에 머물러 있으니 말이다.

광의의 농업개념은 이런 것이다. 모든 술의 원료는 농산물이다. 맥주원료는 맥주보리이고 소주의 원료는 쌀이다. 그래서 미국은 맥주공장도, 소주공장도 제2의 농업으로 여긴다. 그리고 술을 파는 가게는 제3의 농업이고, 술먹고 싸우다 박터진 사람 꿰매주고 돈 버는 의사도 제4의 농민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또, 방직공장의 주원료는 목화다. 그래서 미국정부는 방직공장을, 양복점을, 양장점을, 옷가게를, 팻션모델을 농민으로, 농업의 영역으로 여긴다.

그 뿐인가? 모든 라면공장, 빵공장, 과자공장, 우유공장의 원료는 밀과 농산물이고 축산물이다. 여기에 종사해서 먹고 사는 모두 역시 새끼농민들이 분명하다.

여기에 그칠까? 농민들이 파업하면 동반사(同伴死)하는 공장들이 있다. 농약공장, 농기계공장, 비료공장, 비닐공장, 사료공장도 땡! 종을 친다. 이들은 농업 아닌가?

이렇게 광의의 농업개념을 적용하면, 우리는 50% 이상의 국민들이 4.5%의 농민들 덕택에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예산은 겨우 16조 2,571억 1,100만 원으로 2.91%에 불과 하다. 이래도 되는가?

지난 3월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52조 1,300억 원의 '미국인 구조계획 2021'을 발표하고, 11조 8,000억 원의 농업분야 지원액을 책정했다. 여기에 간접지원액까지 더하면 25조 7,122억 원이나 된다. 그중에서 농가부채 탕감액도 5조 6,615억 원이나 되고...

우리들의 옹졸하고 편협한 농업관 바로잡아야 한다. 농업의 육성과 보호는 건너 뛸 수 없는 국가의 기본 과제가 아닐까?

글쓴이 : 최병상, 살림단상 칼럼니스트, 무안한샘교회 장로, 70년대 기독농민회 초대 사무국장 역임

(3회)로 이어짐.


한국타임즈 편집국 hktime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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