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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려인마을 사람들 -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쉼없는 열정
2022. 01.11(화) 09:36확대축소
[광주고려인마을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쉼없는 열정. 사진=고려인마을 제공]
[한국타임즈 김혜경 기자] 광주이주 독립투사 후손 고려인동포들의 마을공동체 '광주고려인마을'에는 지난 2012년 문을 연 어린이집이 있다. 당시 어린이집 개원은 마을 주민들의 간절한 뜻이 담겨 있었다.

그때 역시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정이 점차 늘어났지만 고려인은 외국인신분이라 국가의 보육지원 대상이 아니었다. 따라서 일반 어린이집을 보내기에는 경제적인 부담이 너무 컸다. 또한 생계를 위해 새벽부터 삶의 현장으로 길을 나서야 하는 동포들에게 오전 9시 등원은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낯선 조상의 땅에서 피어린 삶을 이어가던 동포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체적인 어린이집 운영을 설계했다. 그리고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마을 내 6평 상가를 임대해 작은 보육시설을 개소했다. 미인가 자체운영이었기에 교사는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자격이 필요 없었다. 이에 중앙아시아 현지에서 보육경험이 있는 동포를 선발해 배치했다.

그 후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광주이주 고려인동포들로 인해 보육수요가 늘어나 더 넓은 곳으로, 더 넓은 곳으로 세 번이나 이전해야만 했다. 교사 수도 처음 한명이 하던 것이 이제는 보육교사 2명에 조리사 1명, 보조 1명, 그리고 보육아동은 40여명으로 늘어났다.

게다가 주민들의 보육부담을 줄이고 삶의 무게를 덜어주기 위해 새벽 6시부터 아이를 받아 저녁 10시에 돌려보낸다. 때론 야간근무자를 위해 밤샘 보육도 지원한다.

근무시간에 비해 보수가 적다. 초과수당이나 월차수당 등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보육교사가 많이 떠나갔다. 동포들의 삶의 무게를 덜어주기 위한 봉사라는 일념이 없으면 지속될 수 없는 노동이다.

그런데 어린이집 역사 10년 가운데 지난 5년간 쉼없이 어린이집을 지켜온 김에브게니씨와 김악사나씨 두 분의 교사가 지난해 마을 주민들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김에브게니씨는 태어나 자라온 카자흐스탄에서 고등학교 교사와 한국어 통역사로, 김악사나씨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어린이집 교사로 일한 바 있다. 이들은 힘들고 지칠만 하지만 고려인마을을 고향삼아 살아가는 동포들의 고난의 삶을 알기에 묵묵히 자리를 지켜가고 있다.

이들을 의지삼아 젊은 새댁들이 쉼없이 아이들을 낳고 있다. 광주에서 출산률이 가장높은 지역을 꼽으라면 아마 '고려인마을'이 아닐까? 생각한다. 임산부와 유모차를 밀고가는 새댁이 유독 눈에 띄고, 길거리와 놀이터에 노는 아이들이 넘쳐나며, 아이들 재잘거림에 선주민이 괴롭단다.

하지만 어린이집 교사들은 "동포들의 정착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줄기차게 어린이집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한다. 또한 "고려인사회를 이어갈 후손들이 많이 태어나는 것도 기쁘기에, 국적이 부여돼 불안함이 덜어지고, 자랑스런 한민족의 후손으로서 긍지를 갖고 조상의 땅을 살아갈 날이 속이 오길 간절히 소망한다"라는 새해 희망도 전했다.

한국타임즈 김혜경 기자 sctm01@hanmail.net        한국타임즈 김혜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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