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임즈

[기자수첩] 불출마 선언한 천정배·허동준이 진짜 새정치인

…기동민·권은희는?
김한길·안철수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는 날, 그들에 대한 정확한 평가 이뤄질 것
2014. 07.11(금) 08:10

[한국타임즈 김호성 발행인]
[한국타임즈 김호성 기자] 오는 7.30 재·보궐선거 광주 광산(을)과 서울 동작(을)에 새정치민주연합 당 지도부가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과장과 광주 광산(을) 출마를 선언하고 경선 신청을 했던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각각 전략공천 했다.

앞서, 기동민 후보는 광주 광산구 지역에서 7.30 재보선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사무소 개소식까지 가졌다.

또 새정치민주연합은 광주 광산(을) 지역을 경선지역으로 발표했고,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 등을 비롯한 경선 대상 후보자들에 대해 면접까지 실시했다.

그러다가 어찌된 영문인지 느닷없이 광산(을) 지역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뒤바뀌었고, 경선 후보자들 가운데 기동민은 차출돼 서울 동작(을)에 전략공천 됐고, 광산(을)에는 이른바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전략공천 했다.

이 같은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결정에 광산(을)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과 동작(을)에서 10년 넘게 지역위원장을 맡으면서 텃밭을 일궈온 허동준 위원장 등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허동준 위원장은 기동민 후보와는 함께 운동권 활동을 했던 20년 지기 친구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고, 이같은 공천 결정에 반발해 재논의를 요구하며 국회 당 대표실에서 7일 간 점거농성을 벌여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전략공천에 반발했던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10일 재·보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허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대표들이 저를 버렸지만, 당의 주인인 제가 당을 떠날 순 없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허 전 위원장은 "주변에서 무소속 출마 권유도 있었지만, 국민들의 바람과 저희 당이 새롭게 수권세력으로 나가기 위해, 저마저 무소속 출마를 할 순 없다"라며 "이번에도 기회가 오지 않아 5번째 좌절이지만, 전적으로 제 부족함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게, 당원 뜻에 맞게 공천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잘못된 공천으로 허동준, 기동민 모두 피해자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듭 "당의 주인인 우리가 떠날 순 없다. 다시 국민만을 보고, 동작 주민들에 의지해 다시 시작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DJ 정신을 이어받아 호남의 정치를 개혁하고 복원해,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2년전 광주로 내려와 광주 민심과 함께 해오다 광산(을) 경선에 나섰던 천정배 전 장관도 9일 성명을 통해 "당 지도부는 원칙과 절차를 무시하고 속임수까지 쓰면서 '천정배 죽이기'를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천 전 장관은 "개혁과 정권교체의 길을 일관되게 걸어왔고, 호남정치의 복원을 강력하게 주창하는 '천정배 죽이기'는 개혁정치와 호남정치를 고사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며 당 지도부를 향해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천 전 장관은 "권은희 과장의 공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새정치연합의 선거 승리를 이끌고, 무기력한 당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며, 이어 "호남정치 개혁을 여기서 멈출 수 없다. 당에 남아 김대중 정신을 계승하고, 호남정치를 복원해 집권의 길을 반드시 열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을 지켜봐 온 국민들과 지지자들,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 당원들은 하나 같이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부당한 공천에 대해 비판하며 "천정배·허동준, 이들이야 말로 진짜 새정치를 아는, 새정치가 뭔가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올바른 정치인, 진정한 대인배"라며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격려하고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권불십년이라 했다. 김한길 안철수가 영원히 당 대표직에 있을 수 없다. 그들이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는 날, 그들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이뤄질 것이다.

한국타임즈 편집국 hktimes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