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임즈

[기자수첩]배현진 아나운서 복귀와 MBC 파업 사이의 '시각 차'
2012. 05.12(토) 12:32

[MBC 방송 화면 캡쳐]
[한국타임즈 김호성 발행인] MBC 파업에 그동안 동참해 왔던 배현진 아나운서가 11밤 갑자기 되돌아 왔다.

그는 9시 뉴스 복귀에 앞서 사내 게시판을 통해 "보도제작 거부로 자연스레 파업에 동참하게 된 이후 동료들의 뜻을 존중했고 노조원으로서의 책임도 있었기에 그저 묵묵히 지켜봐왔습니다."라며 "그 길고도 짧은 시간 동안 진실과 사실 사이의 촘촘한 경계를 오가며 무척이나 괴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라고 파업에 동참했던 기간 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그리고 그는 이어 "그렇게 100여일이나 흘렀습니다. 처음으로 제 거취에 대한 '선택'을 합니다."라며, "더 이상은 자리를 비워둘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적어도 뉴스앵커로서 시청자 이외의 그 어떤 대상에도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습니다. 저는 오늘 제 일터로 돌아갑니다"라고 복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배현진 아나운서의 이 해명성 글을 보면, 그는 우선 100여일의 파업 기간이 그에게는 단지 괴로웠던 시간으로 보여진다. 그가 말한 진실과 사실이라는 게 무얼 뜻하든, 어쨌든 그는 파업하는 기간 동안 괴로웠다는 것이다.

물론, MBC 파업에 대한 판단은 시청자들인 국민 각자가 상이한 의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배 아나는 일반 시청자이기에 앞서 MBC 노동조합원이다. 조합원들은 당연히 조합원들의 공동 의사 결정에 따라 행동을 함께해야 한다. 그러나 이제 배 아나는 조합원들과 행동을 함께 하지 않고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스스로 거취를 결정했다. 조합원들과 함께 하는 게 괴로웠기 때문이란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는 이제 조합원 자격을 탈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덧붙이면, 그는 결국 자신의 소신(이익)을 위해 동료들을 배신하고 조합을 등진 것이다. 그는 더 이상 자리를 비워둘 수 없다라며 뉴스 앵커로서 시청자 이외의 그 어떤 대상에도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100여일 동안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도 뉴스는 진행돼 왔으며, 시청자들은 모두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왜 MBC가 파업을 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분명히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복귀 이유는 시청자들을 내세워, 시청자들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는 동료들을 배반하고 노조에는 동참하지 않는 대신에 사측에 일방적으로 끌려간 것이다.

일각에서는 앞서 어이없는 이유를 내세우며 복귀한 양승은 아나운서와의 9시 뉴스앵커 자리다툼과 연관해서 복귀에 대해 평가하는 이들도 있으나, 이미 수많은 시청자들은 그에게 비난을 퍼붓고 있다. 시청자들만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되겠다는 배 아나는 시청자들로부터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으며, 이 처럼 여론의 질타가 이어진다면 과연 그의 자리가 언제까지 잘 지켜질 지 우려스러워 지는 부분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시청자들은 배 아나가 하루빨리 복귀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뉴스를 전할 수 있는 그런 보도 제작과 뉴스 앵커들을 바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한국타임즈 편집국 hktimes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