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임즈

[기자수첩] '우리' 라는 희망이 보이는 지역사회는 안 될까
2014. 12.17(수) 16:00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요즘에 드라마 '미생'이 대세다. 미생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의 공통적인 얘기가, 대기업에 다녀본 적이 없지만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하다고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하는 대사들이 참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나 역시 미생을 보면서 가슴을 울컥하게 만들었던 대사가 '우리'라는 단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런데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기자가 또 있었다.

민중의소리 모 기자가 편지를 보내왔는데. 그 기자는 "우리라는 말. '우리'라는 단어가 모호하다는 이유로 어느 틈엔가 '나'로 바뀌어버린 시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라는 단어는 가슴을 떨리게 한다"며 "나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거든요."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해왔다.

그는 "그동안 민중의소리에서 일하면서 가장 좋았던 단어도 '우리'입니다. 회사 사람들끼리도 이야기할 때도 '나는' 이라는 말보다는 '우리는' 이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고 말한다.

현재 우리사회는 어떨까? 좀 더 심층적으로 순천을 비롯한 동부권 주요 3개시는 어떨까? '우리' 라는 공동체적 인식과 '우리' 라는 한 울타리에서의 공동번영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최근 불거진 LF아울렛(구 LG패션)의 광양 덕례리 입점을 두고 순천지역 상인들과 광양시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느낌이다. 정현복 광양시장은 순천지역 상인들의 반발을 비판하면서 법적소송도 불사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이다.

여기에 순천시의회가 16일 LF아울렛 광양 덕례리 입점을 반대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서로 모두 자기지역 이익을 우선시하는 모양새가 아닐 수 없다. 과거 순천과 광양은 대형마트 등의 입점과 순천대학교 공과대학 광양이전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바 있다.

그 결과 양 도시의 주민들 간에 배타적 이질감과 미워하는 마음이 앙금으로 남아 아직도 다 치유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런데 이번에 또 다시 LF아울렛 입점 문제로 다시 양 지역주민들 간에 감정싸움으로 번질 조짐마저 일고 있다.

순천과 광양은 불과 10분 거리 인접지역으로 서로 상생발전을 꾀할 수 있는 좋은 점들도 있을 터인데 이처럼 첨예한 문제만 불거지면 서로 싸울 태세다. 이래서야 추후 어떻게 도시통합을 이룰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드라마 미생에서는 실적보다는 원칙을, 나보다는 우리를, 일보다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영업3팀이 나온다. 그리고 영업3팀과 장그래를 응원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대기업의 사내정치가 횡행하는 속에서도 사람을 생각하는 영업3팀처럼, 순천과 광양 양 도시의 주민들이 서로를 보다 더 이해하고 함께하는 길을 걸어갈 순 없을까?

장황한 이야기지만, 미생에 나왔던 대사를 또 한 번 말씀드리듯 '대책 없는 희망이, 무책임한 위로가 무슨 소용이냐'는 오차장의 말에 선차장은 '대책 없는 그 한마디라도 절실한 사람들이 많다'고 항변함을 깊게 되새길 필요가 있어 보인다.

순천이든 광양이든, 그 절실한 사람들이 결국 지금까지 지역사회를 이끌어왔고 함께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대책 없는 희망이라고 치부하는 게 아니라 그 희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함께 노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따뜻한 연말 되시라는 아주 흔한 인사말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희망이 보이는 지역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좀 더 타인을 위한 배려, '나'가 아닌 '우리' 라는 큰 틀에서 소통하고 함께 상생하는 길을 찾았으면 합니다.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