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임즈

[최창수 칼럼] 20대 국회, 서민의 눈물 닦아 줄 수 있어야
2016. 05.31(화) 00:00

[한국타임즈 수도권총괄본부장 최창수]
[한국타임즈 최창수 기자] 한강에 국회의원과 여자 두 명이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데 구급대가 와서 국회의원을 먼저 구해줬다. 나중에 구한 처녀는 거의 기절 직전이다. 이 모습을 본 행인이 구급대원에게 그 이유를 따졌다. "왜 국회의원을 먼저 구해주었소?" 구조대 답변이 가관이다. "한강이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요."

국회의원과 마누라는 공통점이 있다는데, '말이 많다', '내가 선택했지만 후회한다', '바꾸고 싶지만 바꿔봐야 별 수 없을 것 같아 참고 산다', '한번 단단히 혼내주겠다고 벼르다가도 막상 얼굴을 대하면 참고 만다', '그 앞에 서면 작아진다', '아는 체 하지도 않다가 자기가 필요하면 헤헤 웃으면서 아양을 떤다' 등등 요즘 우스갯소리로 SNS 등에서도 떠도는 얘기다.

우리 사회에서 정치가가 국민들에게 존경받지 못한데다가 신뢰도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비꼰 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누군가는 정치를 해야 한다. 이왕이면 존경받는 정치인, 신뢰받는 정치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영국에서는 처칠보다 더 존경받는 정치인이 있는데 바로 '윌리엄 윌버포스'이다.

윌버포스는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1780년 21세의 젊은 나이에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평생 동안 노예무역 폐지운동을 전개했다. 18세기 말 노예무역은 영국 국가 수입원의 1/3을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었기 때문에 많은 자본가와 기득권 세력들에 의한 테러뿐 아니라 암살 위협까지 받아야 했다.

그러나 노예무역 폐지를 향한 그의 사자후는 멈추지 않았다. 그가 발의한 노예무역 폐지법이 11번의 좌절 후 1807년 드디어 의회를 통과한다. 그가 사명을 품은 지 45년 후인 1833년, 그의 나이 72세에 노예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노예해방법이 의회를 통과한다. 링컨보다 무려 30년이나 앞선 것이다.

노예해방법이 통과한 사흘 후, 윌버포스는 "영국이 노예제도를 통해 2천만 스털링의 돈을 포기하는 날을 묵도하게 하시니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이다"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노예해방을 향한 그의 신념은 인권운동의 서막을 열었고, 믿음 하나로 세상을 바꾼 영국의 양심으로 칭송되고 있다.

이번 총선 때는 국민 앞에 큰절을 올리며 표심에 호소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새누리당 대구지역 후보들과 김문수 후보의 사죄하는 큰절을 필두로 더불어민주당 광주지역 후보들, 순천에 간 문재인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등이 줄지어 국민 앞에 큰절을 올렸다. 왜 이들은 절을 해야 했나?

2년 전 지방선거 때 새누리당 강원도지사 최흥집 후보는 "최흥집을 당선시켜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주십시오"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착각을 해도 한참이나 했다. 정치가는 대통령이 아니라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하는 데 말이다. 부디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20대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

한국타임즈 수도권총괄본부장 최창수 asss7777@hanmail.net